[스크랩] 보이지않는 심리가 회사를 흔들수 있다.
조직의 심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이것은 구성원들 사이의 역학 관계, 외부 자극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때로는 한 개인의 생각,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형성, 표출될 수 도 있고, 때로는 조직의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조직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리 유형을 살펴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자.
‘우리 회사가 그렇지 뭐!’, 조직 냉소주의가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해친다.
‘범망경(梵網經)’에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한다. 의미인즉, 사자가 죽어 시체가 되면 그 몸속에 벌레가 생겨서 시체를 먹는 것이지, 외부의 벌레가 시체를 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고사성어는 후세에 내부에서 재앙을 일으키는 요인,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조직에 비유컨대, 냉소주의는 마치 ‘사조 몸 속의 벌레’와도 같다. 조직의 냉소주의는 과거의 경험 때문에 조직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갖는 것을 의미하는데, 구성원들 사이에 바이러스처럼 퍼지게 되면 조직에 대한 몰입이나 자발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냉소주의가 발생하는 단계는 크게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조직에 대한 기대의 형성이며, 두 번째는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신감이나 환멸감의 순환으로 냉소주의가 생성되고 고착된다. 이러한 냉소주의는 급격한 혁신을 추구하는 조기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경영층이 직접 나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혁신을 부르짖지만 실행이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또는 혁신을 달성한 이후에 기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냉소주의가 싹틀 수 있다.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냉소주의가 자리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일관성 있는 조직 운영이 중요하다. 냉소적인 태도를 지닌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가 사안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했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실망을 한두 번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회사의 정책에 대해 ‘제대로 되겠어’, ‘우리 회사가 그러지 뭐’라는 식의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구성원들의 기대 심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 처럼 경영진이나 조직의 리더가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막연한 기대감만 심어준 채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경우, 마치 ‘양치기 소년’이 될 수도 있다. 실행 가능한 약속만 하고 말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리더에게는 필요하다.
‘누군가는 하겠지!’, 방관자가 많으면 조직의 성장이 더디다.
‘산 너머 불 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도 뒷짐만 지고 ‘누군가는 하겠지’라며 방관하는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이 함께 물건을 옮기고 있는데 왠지 자기만 더 힘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자신의 노력을 게을리하는 즉, 태만에 빠진 동료가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도 이렇게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다. 얼마 전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직장인 753명을 대상으로 ‘귀하는 뒷짐지고 구경하는 갤러리족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32.35가 “예”라고 응답했다.
물론, 조직이 정반대의 경우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의 관심 때문에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이 사람, 저 사람한테 휘둘려서 일이 본래의 취지대로 실행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 내에 방관자적인 구성원들이 지니치게 많으면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을 리더가 잊어서는 안 된다. 누구하나 자신의 역할이나 책임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성과를 창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려면 무엇보다 업무의 양과 수행 인원을 고려하여 조직의 정적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중복된 업무를 수행하거나 딱히 수행할 업무가 없는 구성원들이 존재하는 등 집단의 크기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면 사회적 태만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책임감이 분산되지 않도록 목표 설정에 기초한 성과 관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 경우 리더는 가급적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경력 개발을 고려하여 업무 분장 및 목표설정을 해야 한다 개인의 관심 분야를 고려하지 않고 업무를 분장 할 경우 구성원들의 몰입수준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임과 역할에 대한 정확한 평가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이다. 이를 위해 동료 등 피 평가자 주변의 시각을 평가에 포함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한 개인의 조직 성과 기여도에 대한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누구 차례?’, 구조조정 후 직원들은 불안에 떤다.
현재를 사는 직장인들 누구나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을 수는 없다. 지난 4월 직장인 2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사 관리 실태 조사 1에서도 응답자의 약 41%는 ‘고용에 대한 불안감(구조조정, 희망퇴직 등)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이런 불안감이 반드시 나쁜것만은 아닐 수 있다. 한 기업의 임원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다면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다.” 고까지 이야기한다. 적정 수준의 불안감은 조직이나 개인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고용 불안감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거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이후에 생긴 것이라면 조직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해 이후 금융위기 가운데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이라면 구성원들이 소위 ADD증후군(After Downsizing Desertification Syndrome)을 겪을 가능성은 없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살아남은 구성원들이 겪는 정신의 황무지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심할 경우, 구성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매사에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 상태에 빠질 우려도 있다.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계획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계획단계에서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 대해 구성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실행 단계에서는 분명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고, 대상자에 대해서는 자원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전직 또는 사회 적응을 지원해야 한다. 사후적으로는 남은 직원들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향후 경영계획에 대해 공유하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구성원들의 정서를 어루만지는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기업이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경우,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떠나는 직원이나 남아 있는 직원들의 심리를 살필 줄 아는 섬세함이 필요해 보인다.
조직의 심리, 방치하면 독이 될 수 있다.
개인의 심리는 일대일 면담, 코칭 등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쉬울 수 잇으나, 조직 내에 형성된 심리는 한 번 굳어지면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리더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구성원들의 행동, 서로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관찰 등을 통해 조직의 심리 상태가 조직의 성과나 건강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어느 한 방향의 극단적인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조직 쇄신과 긴장감유발을 위해 외부 인재를 수시로 채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 조직의 관성을 약화시킬 수는 있으나, 구성원들 사이에 ‘내부 육성만으로 리더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잇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싹 틔울 수 있다. 즉,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한 진단이 끝나고 나면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앞서 제시한 방법들 이외에도 전문가나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바람직한 방법들을 도출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조직의 심리는 잘 관리 하면 약이 될 수 있지만 잘못 관리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이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